도시재생/블록체인과 도시재생

블록체인과 도시재생_지역화폐와 기본소득에 대한 상상

urbanlr 2022. 4. 1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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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앙화와 신뢰라는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는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거래장부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관한 기술이다. 은행이 없이도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시스템)이 주는 보안(신뢰)를 기반으로 개인 사이의 거래를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시스템 자체적인 경제시스템을 디자인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걸 보다 보니 지역화폐랑 또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가능케 하는 화폐, 즉 암호화폐와 지역화폐 연결의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실제로 이 둘을 접목시킨 사례가 몇군데 있다. 노원, 김포, 시흥 세 곳에서 활용하고 있다. 여기서 김포와 시흥은 종이 화폐와 모바일 화폐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로서만 블록체인이 활용되고 있고, 메커니즘은 일반적인 지역화폐와 동일하게 운영된다. 노원의 경우 주목할만한 시도를 하는 사례인데, 바로 사회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시켜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디자인 해보려는 시도로서 의미가 있다. 이게 뭔말인가. 첫 번째로 사회적 가치 실현을 통한 적립이다. 봉사활동, 기부, 물물거래, 누군가를 도와주는 품 등에 대해 일정 비율로 코인(NOWON)을 적립해 준다. 봉사활동 1시간 하면 700NW이 쌓이게 된다. 그리고 이 코인은 지역화폐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라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노원(NW)은 현금으로 환전이 불가능하다. 발생된 코인은 가맹점에서 코인으로서 사용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코인을 받은 사람은 현금으로 환전은 못하고 다른 가게가서 써야 한다. 독립적인 경제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4월 기준(출범 후 15개월) 노원(NW)의 전체 발행량은 1억 4,000만 NW이며 사용량은 4,600NW이다. 가맹점도 273곳이나 된단다.(좀 오래된 자료긴 하다... 근데 최근 자료가 안보인다) 현재 상황은 한번 자세히 알아봐야겠다.

근데 이런 개념은 전혀 생소한 개념은 사실 아니다. 그 전에도 지역화폐는 있었고, 암호화폐도 있었고, 봉사 마일리지도 있었다. 노원이 혁신적인 이유는 이 세 개의 개념이 한데 뭉쳐졌다는 것에 있다. 그리고 앞서 말한 사회적 가치의 경제화, 새로운 경제시스템의 구축에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다는 것은 한 번 발행되면 더 이상 누군가 개입하지 않아도 신뢰있는 화폐로서 자동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지역화폐는 지자체가 발행하고 지속적으로 관리를 했어야 했다. 화폐로서의 가치(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봉사 마일리지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 관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이 제대로 접목된다면 발행 후에는 시스템이 알아서 신뢰를 보장해준다. 해킹도 어려울뿐더러 코인 자체를 복제하거나 거래내역을 수정하기 어렵다.(많은 책에서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만약 이러한 가능성들이 좀 더 발전하게 된다면 어떤 상황을 기대할 수 있을까? 자본으로 굴러가는 자본주의에서 사회적가치로 굴러가는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당연 새로운 경제로 뒤엎자는건 아니다.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보완하는 경제시스템이 추가될 수 있는건 아닐까? 자본주의는 자본주의대로 굴러가고, 사회적 가치가 추상적인 가치로 남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사용가능한 가치로 변환되는 경제시스템이 추가되면 어떨까? 자본 좀 없어도 좋은 일 하면서 먹고살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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