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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다시틔움

다시틔움_지역사회 운동의 흐름 Chapt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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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링크] ------------------------------

1.2.1. 도시재생 및 코디네이터의 역할은 두가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https://hochiriranalysis.tistory.com/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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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8년

1.2. 도시재생 활동가의 역할 인식에 관한 탐색적 연구

1.2.2. 지역사회 운동의 흐름

 

지역사회 운동의 원형을 무엇으로 보느냐는 학자마다 다르게 정의하지만, 이 글에서는 광복 후 도시가 빠르게 성장하던 1960년대 빈민운동을 시발점으로 보고자 한다.

 

1960년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회를 찾고자 이촌향도하여 도시에 자리잡던 시기이다. 그러나 국가의 도시개발 역량은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만한 도시공간을 형성하기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 중 많은 사람은 기반시설도 없는 공터에 판자집을 지어 살아갔다.

 

경제성장에 몰두한 국가 정책은 ‘선성장 후분배’라는 논리 하에 저임금과 농산물 저가격 정책을 유지했고, 도시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한다 하더라도 쉽게 빈곤한 상태를 벗어나긴 힘들었다. 또 힘들게 자리잡았다 하더라도 폭력적인 재개발 시행에 주거지를 옮겨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들이 자주 발생했다. (그림을 보면 1960년대에는 도심주변으로 판자촌이 많이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주정착지 조성사업은 외곽에서 실행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1970년대에는 이러한 이주정착지 인근으로도 판자촌이 확산된다.)

 

1950년대, 60년대에는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비슷한 처지의 이웃들과 동질감을 바탕으로 공동체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서로 공유하며 살아갔다. 나름 자조적인 공동체운동이 추진되었던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1969년 연세대학교 도시문제연구소에서 도시주민선교의 일환으로 개신교와 천주교가 합동으로 실무자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빈민운동이 펼쳐지게 된다. 자구적 공동체의 노력과 운동권의 지원이 합쳐지면서 여러 다양한 시도들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시작으로 최인기(2013)의 연구에 따르면 1970년대에는 진보적 지식인들과 종교인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현장 활동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그는 1971년 9월 1일 건설된 ‘수도권도시선교위원회’의 활동을 대표적 사례로 소개한다. ‘수도권 도시 선교위원회’는 경기도 광주 대단지와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청계천, 송정동 뚝방 지역, 창신동 등에 실무자를 파견하여 일상 활동을 전개하고 주민들의 조직화를 도모했다고 말한다.

 

1980년대에는 빈민운동의 뒤를 이어 좀 더 조직적이고 본격화된 운동으로 정부의 합동 재개발사업에 저항하는 철거반대운동이 등장하였다. 김수현(1999)에 따르면, 이 시기에는 학생 운동과 민주화 운동 세력이 본격적으로 결합하면서 조직형태나 요구사항 역시 체계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정부는 철거현장에 전투경찰 등을 동원하는 등 직접적인 개입을 강화하였고 주민들 역시 정부와 타협하기보다는 요구사항을 확대해 나가면서 정부와 대립하였으며 나아가 1980년대 민중운동을 지향하는 활동가들과 1970년대 빈민운동에서 비롯된 전통적인 주민조직화 사업이 결합 되면서 철거민 운동에는 민주화, 평등실현의 이념 뿐 아니라 주민 공동체라는 이념이 부여되었다.

 

박인권·이선영(2012)의 연구에서 철거반대운동은 1990년대 들어서는 도시 재개발로 인한 각종 폐해와 비리를 개선하고 주거권을 지키기 위한 좀 더 광범위한 운동으로 발전하며, 이 과정에서 다른 노선과 운동방식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 탄생하는데 특히 제도개혁 및 자활운동을 하는 조직들의 발전뿐만 아니라 마을공동체 만들기 운동으로까지 활동 영역이 확장되었다. 철거반대운동의 세력이 약화된 원인으로는 공공임대아파트 의무건설이 제도화됨에 따라 소수의 인원이 철거반대운동에 참가하면서 동력이 약해졌다고 보고 있다.

 

1990년대~2000년대에는 기존 현장 중심의 철거민 지원 활동에서 벗어나 법과 제도의 개선을 위한 법 개정활동, 실태조사 등의 활동을 전개한 한국도시연구소(1994년 설립), 주거권 실현 정책 마련과 제도 개선, 주거약자를 위한 주거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거복지연대(2001년 설립), (사)나눔과 미래(2006년 설립)와 같은 단체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1.2.2. 지역사회 운동의 흐름 Part.2

 

1990년대는 대항적 철거민 운동의 동력이 약해지면서 철거민에 대한 운동은 정책 제안, 주거복지 등의 대안적 움직임으로 전환한다. 이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지역사회 운동이 대두되게 되는데, 박인권·이선영(2012)는 1990년대 초반 서울 외곽의 빈민운동을 중심으로 하는 자활공동체 운동이 대두되었으나 지역의 해체, 운영 미숙 등의 이유로 실패로 돌아갔다고 한다. 그러나 이 운동의 성과를 이어받아 지역공동체 운동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황규홍(2010)은 지역의 구체적인 생활 단위를 공동체적인 방향으로 바꾸고자 하는 노력들이 OO만들기라는 이름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한다. 1990년대 중반 담장허물기 운동, 마을도서관 만들기 등과 같이 ‘지역’, ‘마을’과 같은 생활 현장과 밀착되어 운동이 추진된다.

 

민간영역에서 진행되던 도시 공동체운동은 2000년대 정책과 제도의 뒷받침을 받아 전국적으로 ‘마을만들기’라는 이름으로 확산되었고 2012년 서울시 마을공동체 조례 시행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제도권에서 추진하게 된다.

 

정규호(2010)는 위에 언급한 다양한 운동을 한국의 도시공동체 운동의 흐름이라고 보고 시대적 배경과 운동방식에 따라 적응형, 저항형, 방어형, 창조형 모델로 분석한다. (그림 참조)

 

위 연구에서는 창조형 모델의 한계점을 넘기 위해서는 공간, 사회, 경제 등 다양한 부문의 영역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접근의 ‘협력형’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가 제시한 협력형 모델은 행정, 민간단체, 전문가, 지역주민이 주체로서 결합하고 중앙과 지방, 마을 단위를 아우르는 다양한 차원의 거버넌스 영역들이 상호 관계를 맺어 소통하고 실천하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모델이다. 여기에 더하여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을 강조한다.

 

협력형 모델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현재의 도시재생사업과 일맥상통한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다. 도시재생에서도 마찬가지로 물리, 사회, 경제 등 종합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며, 거버넌스를 매우 강조하면서, 소통과 실천의 구조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지역사회운동의 흐름의 끝에 제시된 대안은 도시관리 정책의 끝에 제시된 대안과 유사한 점이 많다.

 

그렇다면 도시재생 전문가가 부족한 상태에서, 도시재생 뉴딜이라는 많은 양의 도시재생사업이 시행되었을 때 그 많은 사업은 누가 끌어갔을까? 지금까지의 이야기로 지역사회 운동의 흐름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일 것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실제로 그런 분들이 도시재생 현장에서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 운동의 활동가는 이념이나 가치관에 기반하여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역할을 뭐라고 딱 정의하기 힘들다. 박정현(2015)은 마을활동가의 역할은 특정하게 정의되어있지 않고 활동가 본인에 달려있다고 해석한다. 황규홍(2016) 또한 활동가의 역할 중 하나로 이념 실천가를 제시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정해진 역할이 부여되는 역할군이다. 그럼에도 분명 내재적인 가치관과 신념은 활동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도시재생 코디네이터의 역할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은 ‘요구받는 역할’, 즉 외부자의 입장에서 설정된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하였듯이 내재적인 가치관에 대한 이해를 살펴볼 수 있는 문헌은 없다. 내재적인 가치관과 요구받은 역할이 어떻게 융합되어 자기의 역할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것은 코디네이터의 역할 수행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활동가의 내재적인 인식 속에서 역할을 탐구하여 보았다. Q방법론이라는 재미있는 방법론을 통해 활동가의 역할 인식을 5가지로 나누었다. 다음 글에서 5가지의 유형을 하나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참고자료]

박인권, 이선영(2012), “서울의 저항과 대안의 공간 및 운동 변화 분석”, 「공간과 사회」, 22권 4호

김수현(1999), "서울시 철거민운동사 연구", 「서울학 연구」

박정현(2015), “마을만들기 시민활동가들의 문화적 학습과정에 관한 연구”, 「문화예술교육연구」

이기우(2003), “빈민운동과 한국천주교회”, 「2003년 빈곤없는세상 연구보고서」,

정규호(2012), “한국 도시공동체운동의 전개과정과 협력형 모델의 의미”, 「정신문화연구」

최인기(2012), 「가난의 시대」, 도서출판 동녘

황규홍(2010), “마을만들기 활동가의 역할정체성에 관한 연구”, 「성인계속교육연구」, 7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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